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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기독교 도서 서평

판결을 다시 생각한다 서평

하나님앞에서진실함 2016. 8. 4. 00:12

(1) 제목 : 판결을 다시 생각한다

(2) 저자 : 김영란

(3) 서평

① 이 책은 김영란 전 대법관이 은퇴 후에 서강대학교 로스쿨에서 강의했던 것을 책으로 발간한 것입니다. 저는 이 책을 읽고 유익을 얻을 수 있는 독자층이 매우 제한되어 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습니다.

② 이 책은 김영란 전 대법관이 참여했던 전원합의체 판결 10개를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 판결을 하게 된 사건의 사실관계는 어떠한 것이었는지, ⓑ 왜 전원합의체에 회부되어야 했는지, ⓒ 어떤 점이 쟁점이었는지, ⓓ 각 '의견'들은 어떤 것들을 근거로 하고 있었는지, 그 근거들은 타당한 것이었는지, ⓔ 단순히 법적으로만이 아니라, 사실적(정치적) 측면에서도 각 '의견'들은 어떤 점에 근거하고 있었던 것인지를 서술하고 있습니다. ⓕ 그리고 해당 판결과 관련된 철학적, 사회학적 이야기들에 대해서도 서술하고 있습니다.

③ 각 판결마다 한 장(章)씩을 이루고 있는데, 각 장 내용의 절반은 ⓐ, ⓑ, ⓒ, ⓓ에 대한 것이고, 나머지 절반은 ⓔ, ⓕ에 대한 것입니다. 그런데 앞의 ⓐ, ⓑ, ⓒ, ⓓ는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꽤 있습니다. 소의 이익, 원고적격과 같이 전문적인 개념들이 쟁점을 이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들은 관련종사자가 아닌 한, 설사 읽고 공부해서 알게 된다 하더라도 별득이 없는 내용들입니다. 그렇다면 법학전공자가 아닌 분들은 이 책의 절반 정도의 분량을 그냥 넘겨야 합니다. 그래서 비법학전공자에게는 비추입니다.

④ 그리고 법학전공자들이라 하더라도, 최근 전원합의체 판결의 흐름을 따라가고 계신 분들이라면, ⓐ이나 ⓔ 부분에서는 건질만한 것들이 있긴하지만, 나머지 법리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김영란 전 대법관만이 해주는 특별한 것들이 없습니다. 그래서 알고 있었던 것을 다시 한 번 읽는 느낌일 것입니다. 저는 판결의 비하인트 스토리 같은 것들을 기대했었는데, 그런 건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

⑤ 마지막으로 제가 이 책이 별로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 ⓕ 부분에 있어서도 김영란 전 대법관이 알고 있는 지식을 몇 개 나열하고 있을 뿐 무언가 반짝이는 통찰이나 대법관직에 있었던 사람으로서의 무언가 같은 것들이 없기 때문입니다. 또 (사실 전 이 부분이 가장 실망이었는데) 김영란 전 대법관이 글을 잘 못씁니다. 잘 안 읽히고, 쉽게 머리에 들어오지도 않는 문장들을 구사합니다. 문장이 추상적입니다. 또 내용에도 긴장감이 없습니다. 심지어 가끔 비문도 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김영란 전 대법관의 책은 사서 볼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책입니다.

⑥ 이 책을 읽고 괜찮다는 생각을 할만한 분들은, 이제 법학을 배우기 시작하신 분들이나, 이 책의 기초가 되었던 것과 같은 로스쿨 재학생들 정도가 아닐까 합니다. 전반적으로 별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