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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론

기독교 분파들의 공통분모

하나님앞에서진실함 2016. 5. 16. 11:01

(1) 기독교권의 분열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고 이들 중 몇몇 저술가는 특정 분파의 입장을 맹렬하게 내세웠습니다. 그러나 '기독교'가 너무 많은 의미를 지닌 단어이기 때문에 아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고픈 유혹을 받는 사람이 있다면, 자신이 속한 세기를 벗어나 보면 실상이 그렇지 않음을 의문의 여지 없이 알게 될 거라고 말해 주고 싶습니다. 지난 여러 시대에 걸쳐 드러난 바에 의하면, '순전한 기독교'는 교파를 초월한 단순하고 무미건조한 종교가 아니라 긍정적이고 사리에 맞고 다함이 없는 실체입니다. 이것은 제가 쓰라린 경험을 통해 알게 된 사실입니다. 제가 기독교를 미워하던 시절, 저는 청교도 버니언의 작품과 성공회 후커, 때로는 토마스주의자 단테의 글에서 너무나 친숙한 어떤 냄새처럼, 제가 만날 때마다 거의 변하지 않는 그 무엇을 계속 감지하게 되었습니다.
… 우리 모두 기독교권의 분열 때문에 괴롭고 부끄럽습니다. 그럴 만도 합니다. 그러나 평생 그리스도인들의 공동체 안에서만 살아온 사람들은 이로 인해 너무 쉽게 낙담할 우려가 있습니다. 기독교 내의 분열은 나쁘지만, 이 사람들은 바깥에서 그것이 어떻게 보이는지 알지 못합니다. 바깥에서 보면, 온갖 분열 후에도 손상되지 않고 남은 부분은 여전히 (실제로도 그러하지만) 엄청나게 강력한 단일체로 보입니다. 저는 그것을 직접 보았기 때문에 압니다.
… 그 단일성은 이 시대를 벗어나서 보면 우리 중 누구라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충분하지는 않지만, 우리가 생각했던 것 이상입니다. 일단 그 안에 푹 잠기고 난 뒤 과감하게 말을 해보면, 재미있는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실제로는 버니언의 글을 인용하고 있는데 천주쟁이라는 말을, 아퀴나스의 글을 인용하는데 범신론자라는 말을 듣게 될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가 … 골짜기에서 보면 너무 높고, 산에서 보면 너무 낮고, 습지에 비하면 너무 좁고, 양 떼가 다시는 길에 비하면 너무 넓은 대단한 수준의 고가도로에 올라섰기 때문입니다. [C. S. 루이스,『피고석의 하나님』, pp.270 ~ 272]

(2) 루이스의 주장이, 여러 분열된 기독교들 간에 존재하는 공통점은 그 자체만으로도 상당히 강력하다는 말이라면 (나는 한 번도 진지하게 나를 '교회 밖의 사람'으로 생각해 본적이 없으므로) 동의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그 공통분모들만으로도 사람들에게 전달될만한 어떤 내용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라면 동의하기 어렵다. 실제로 사람들에게 기독교를 전해보니, 심지어 수프라나 인프라 중 어느 한 입장을 선택해서 기독교를 설명해야 하는 경우도 자주 경험했기 때문이다. 
전달될 만한 어떤 구색을 갖춘 하나의 기독교를 전하기 위해서는, 특정 분파 중에서도 어떤 한 논점에 대한 특정 견해에 따른 설명을 해주어야 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그리고 사실 루이스도 『순전한 기독교』에서 (그의 의도는 그것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교파의 입장을 (정확히는 자신이 철학적으로 정직하게 사유해 본 입장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기독교가 뭔가 말이 되는 체계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특정 입장과 관련되지 않을 수 없는 것 같다. A와 ~A가 동시에 참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교파의 분열은 생각보다 중요한 부분에서 발생한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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