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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일반

하나님 나라의 의미

하나님앞에서진실함 2017. 2. 16. 22:20

(1) "하나님 나라"라는 표현은 세 가지 의미로 사용된다. ① 하나는 그리스도인의 육체의 생명이 끝나는 때에 우리의 영혼이 이르게 되는 곳이다. 흔히 우리는 이것을 '천국'이라 부른다. ② 또 다른 하나는 마지막 때에 우리 주님께서 이 땅위로 가져오실 요한계시록이 묘사하고 있는 이상적인 세계이다. 이것은 "새 하늘 새 땅"(한자로 표현하면 신천지)이라 불리기도 한다. ③ 마지막은 이 세상에 있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모임이다. 이 모임은 다소간의 부침과 갈등은 있지만 하나님의 뜻에 따른 통치가 시작되었다는 점을 그 특징으로 한다.


(2) ②의 뜻을 갖는 하나님 나라는 우리의 노력으로 이룩하는 것이 아니라 하늘에서 일방적으로 만들어져서 우리에게 주어진다. 반면 ③의 뜻을 갖는 하나님 나라는, 하나님께서 그리스도인들에게 은혜를 부으심으로써 그리스도인들이 착한 행실과 전도를 하게 하여 확장되어 간다. 하나님께서 인간을 통해 확장하여 나가신다는 말이다.


(3) 한편 ③뜻의 하나님 나라는 그 규모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을 것인지가 문제되는데, 확실한 것 중 하나는, 그것이 최대 한도로 확장된 그때에도 당대의 모든 사람이 이 나라에 속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물론 이것에 대해서 조차 반대하는 견해도 있다). 당대 전체인구의 50%를 넘는다는 의미에서 다수(多數)일 수도 있고, 그 50%를 넘지 못한다는 의미에서 소수(少數)일 수도 있다. 전자를 지지하는 것으로 보이는 성경구절도 찾아 볼 수 있고, 후자를 지지하는 것으로 보이는 성경구절도 찾아 볼 수 있다.


(4) 사회참여를 강조하는 기독교 좌파와 복음 전도를 강조하는 기독교 우파가 갈리는 것은, 이 ③뜻의 하나님 나라에 대한 이해에서 비롯된다. 아직 이 부분이 부각되지 않고 있지만, 조만간 부각될 것이라 본다.


(5) 먼저 복음전도를 강조하는 기독교 우파는 ③뜻의 하나님 나라를 다음과 같이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ⅰ) 우선 이 입장은 복음이 온 세상에 전파되어서 모든 사람이 자신이 원할 경우 복음을 수용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을 때(우파 내 아르미니우스주의) 혹은, 선택 받은 모든 사람이 복음을 수용하였을 때(우파 내 칼빈주의), 주님께서 다시 오실 것이라고 믿는다.

(ⅱ) ③뜻의 하나님의 나라의 영토는 구원 받은 각 개개인의 영혼을 의미한다고 본다.

(ⅲ) 하나님의 통치를 받는 영혼의 수가 늘어나면 그들이 하나님의 뜻에 따라 살아갈 것이기 때문에, 빈부격차의 해소, 극심한 빈곤의 해소, 정치적 부패의 해소, 사법적 정의의 실현, 인종 차별의 해소, 성차별의 해소, 생태계의 보전이 부수적으로 일어나겠지만, 그것은 기독교 공동체가 그것들을 이땅에서 반드시 이뤄내기 위해 애써야 할 목표는 아니라고 본다. 기독교인의 지력(知力)과 감정은 한 사람이라도 더 그리스도를 믿고 하나님의 통치 안으로 들어오게 하는 일(우파 내 아르미니우스주의) 혹은 한 사람이라도 더 하나님의 영광 인정하게 하는 일(우파 내 칼빈주의)을 위해 사용되어야 한다고 본다.

(ⅳ) 하나님 나라가 확장되어 감에 따라 이 땅에 존재하는 세상이 더 나아지기는 하겠지만, 본질적으로 큰 변화는 있지 않을 것이라 본다.


(6) 다음으로 사회참여를 강조하는 기독교 좌파는 ③뜻의 하나님 나라를 다음과 같이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다만 이 입장은 현재 계속 발전 중이고 스펙트럼이 꽤 넓어서 아래의 정리는 그것을 꽤 단순화하는 것임을 감안해야 한다.)

(ⅰ) 이 입장은 ③뜻의 하나님 나라의 영토는 그리스도인이 현재 실제로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을 의미한다고 본다. 구원 받은 개개인은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지 '영토'가 아니라고 본다.

(ⅱ) ②뜻의 하나님 나라를 완전한 것으로 보았을 때, ③뜻의 하나님 나라는 그에 근접하게 개선되어 갈 것이라고 본다. 유의미한 차이가 있게 개선되어 갈 것이라 본다. 물론 이 입장도 ③뜻의 하나님 나라의 점진적 개선의 결과로 ③뜻의 하나님 나라가 ②뜻의 하나님 나라와 같은 수준으로 나아질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ⅲ) ③뜻의 하나님 나라의 개선을 이루어 나가는 것도 하나님이 의도하시는 중요한 뜻 중 하나라고 본다.

(ⅵ) 주님께서 언제 다시 오실지에 대해서는 선명한 견해 제시는 없다. 더 정확히 말하면 ③뜻의 하나님 나라의 확장과 주님이 오시는 때의 관계에 대한 선명한 견해 제시는 없다.

(ⅴ) ③뜻의 하나님 나라의 점진적 개선의 결과로 당대의 모든 사람이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 되는 때가 올 것이라 주장하기도 한다.


(7) 참고로 톰 라이트의 경우는 기독교 좌파가 그리는 하나님 나라의 개념을 지지한다. 다만 구체적이고 날카로운 표현을 사용하는 것을 꺼리는 영국인의 특성상 사회변혁에 대한 얘기를 잘 하지 않는 것 뿐이다. 반대로 어쨌든 톰 라이트 식의 하나님 나라 개념을 수용하면 기독교 좌파식의 구상을 따라갈 수 밖에 없다. 이런 의미에서 톰 라이트는 기독교 좌파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하였다.


(8) 톰 라이트와 개혁주의가 갈리게 되는 근본적인 원인은 (ⅰ) 자신의 삶에서 돌이켜 하나님께 승복하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다수가 되는 날이 종말 이전에 올 것인가, (ⅱ) 아니면 세상의 마지막 때까지 이 세상의 압도적인 다수는 비진리로 인하여 눈이 먼 채로 자기 소견에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따라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견해 차이에 있다고 본다. 개혁주의는 (ⅰ)의 입장을 수용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상에서의 온 세상을 포괄하는 하나님 나라에 관한 그림을 그릴 수 없는 것이다.

참고로 나는 후자를 지지한다. 내가 후자를 지지하는 이유는 성경적 근거 때문이 아니라(물론 성경적 근거도 있긴 하다), 현실을 보았을 때 후자가 더 진실인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9) 기독교 우파와 좌파는 예수님이 이 땅에 무엇을 하러 오셨다고 보는지도 다르다. 물론 둘 다 죄인을 구원하기 위해 오셨다고 본다는 점은 공통된다. (물론 여기서 '구원'이란 죄인의 '육체의 생명이 끝날 때 지옥에 가지 않게됨'을 의미한다.) 그러나 죄인을 구원하는 것 이외에 (ⅰ) 기독교 좌파는 예수님이 이 땅위에 무언가를 이루러 오셨다고 보지만, (ⅱ) 기독교 우파는 이 땅의 시대를 끝내기 위해 오셨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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