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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철학

경제학자들의 정치이론

하나님앞에서진실함 2016. 11. 24. 10:52
1. 어떤 사회적 상태에서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큰 후생, 즉 경제적 복지를 얻고 있을까? 만약 그 상태가 다른 상태로 변화할 때 사람들의 경제적 복지가 더 높은 수준으로 올라갈까 아니면 그 반대일까? 정책을 담당하는 사람은 이와 같은 의문들에 대해 나름대로 답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정책의 방향을 올바로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학에서는 후생경제학(welfare economics)이라고 부르는 분야에서 이런 문제를 주로 다루고 있다. 따라서 사람들이 누리는 경제적 복지를 평가하는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후생경제학의 주요한 연구과제가 되고 있다. … 문제는 어떤 사람이 본 이득과 다른 사람이 본 손해를 객관적으로 비교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데 있다. … 그러나 경제학의 어떤 이론도 서로 다른 두 사람의 효용을 일 대 일로 비교하는 것을 합리화시키는 근거를 제공해 주지 못한다. 예컨대 "내가 5단위의 효용을 더 얻었고 너는 3단위의 효용을 잃었으니 사회 전체의 관점에서 볼 때 그 변화는 개선이라고 보아야 한다"라고 말할 객관적 근거가 없다는 뜻이다. … 현재로서는 어떤 사회적 상태의 변화가 개선인지의 여부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한 정책에 대해 어떤 경제학자가 자신 있는 어조로 바람직하지의 여부를 평가하고 있는 경우에도 결국 그것은 자신의 주관적인 평가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모두가 흔쾌히 동의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의 객관성을 기대할 수 없다는 뜻이다. 문제의 속성상 경제학의 이론적 발전과 더불어 뾰족한 해결책이 나타나기를 기대해 보기도 힘들다. 경제이론이 아무 도움을 줄 수 없다면, 결국 정치의 장에서 이 꼬여진 매듭을 풀 수밖에 없으리라고 생각한다.  [이준구,『새 열린경제학』, pp.336 ~ 338]
2. '최대다수의 최대행복'(greates happiness of greatest number)이라는 경구가 의미하듯, 공리주의 철학이란 사람들의 행복을 될 수 있는 대로 크게 만드는 것이 바로 선(善)이라고 보는 사조를 말한다. 밀(J. S. Mill)은 조세나 교육 같은 사회제도의 개혁에 이 공리주의의 원칙을 적용할 수 있다고 믿었다. 밀에서 시작된 이 믿음은 현대의 경제학으로도 이어져, 오늘날의 경제학자는 어떤 의미에서 모두가 공리주의자라고 해도 좋을 정도에까지 이르렀다.  [이준구,『새 열린경제학』, pp.384 ~ 385]
3. '선호 공리주의'(preference utilitarianism)에 따르면 선호들 또는 욕구들의 내용이 무엇이 되든지 간에, 우리는 행복을 단순히 그러한 선호들 또는 욕구들의 만족으로 정의한다. 따라서 우리는 영희가 자신의 선호들이 충족되거나 만족스럽게 충족되지 못할 때 좀 덜 행복해진다고 말할 수 있으며, 자신의 선호들이 충족되지 못할 때 좀 덜 행복해진다고 말할 수 있다. 이 견해에 따르면 선호의 만족이 실제로 뇌의 유쾌한 상태를 만들어 내는가 그렇지 않은가는 중요하지 않다는 점에 주목하자. 문제가 되는 것은 영희가 실제로 관련된 선호를 가지고 있고 또한 그 선호가 실제로 이런 저런 방식으로 충족되었다는 점이다. 행복에 대한 이런 선호-만족 이론은 현대 경제학과 게임 이론에 사용되는 효용이론의 표준 형식과 일치하고 있다. 그것은 또한 공리주의적 사유의 지배적인 유파가 되었다. … 선호 공리주의 이론에 따르면 우리는 반드시 한 사람이 가진 욕구들의 내용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불가지론자가 되어야만 한다. … 따라서 행복의 총량을 극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할 때, 우리는 인종차별주의자들이 소수 인종들을 차별하는 일을 허가받지 못할 때 경험하게 되는 불행을 반드시 계산해야만 한다. 물론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차별당하지 않기 때문에 경험하게 될 행복이 이런 불행보다 더 큰 것이 될 것이라고 소망하거나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점은 항상 보장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만일 문제가 되는 사회에 수많은 인종차별주의자들이 존재한다면, 공리주의는 그런 차별을 허용하게 될 것이다. 말하자면, … 공리주의적인 제도에서 우리의 권리들은 우리가 우연하게 살게 될 사회의 우연적인 선호적 관심(preference profile)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는 점이다. [프랭크 러벳(Frank Lovett),『롤스의 『정의론』입문』, pp.6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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