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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안된 생각들

국민주권주의에 관한 실질적 고찰

하나님앞에서진실함 2016. 5. 16. 02:16
인터넷 상에는 매일 '대통령 하야하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말을 하는 사람은 대한민국의 주인되는 권리인 주권을 보유하고 있는 국민이다. 그러나 그 사람은 실제로 대통령을 하야시킬 수 없다. 왜 그럴까?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지 않은가? 이 글은 그에 대한 문제의식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국민주권주의라는 말을 풀어보자면 그 뜻은 이러하다. 주권이란 국가의 주인이 되는 권리를 말한다. 이 주권을 국민이 가지고 있다는 전제 하에 국가 통치 시스템이 구성되고 작동되어야 한다는 것이 국민주권주의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 제2항 역시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선언하고 있다. 그러나 이 문제는 쉽지가 않다. 왜냐하면 "국민"이 무엇이고, "주인되는 권리"는 무엇이며, 이것을 국민이 "가진다"는 것은 또 무엇인지가 모호하기 때문이다. 다만 주인되는 권리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대체로 다음의 내용으로 견해의 일치를 보고 있는 듯하다. 이에 따르면 주권이란 '국정의 방향을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권력으로서 헌법 제정행위 기타 일체의 국가행위를 정당화하는 권력이다.' 

내가 문제삼고자 하는 것은 국민의 개념과 국민이 주권을 '가진다'는 말의 의미이다. 이 둘을 묶어서 함께 고찰해 보고자 한다. 이 부분을 잘 고찰하면 실질적으로 국민주권주의가 기능하도록 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먼저 이 주권이라는 것을 '국민'이 갖는다. 본래 권리를 누군가가 갖게 된다고 하면 그 권리는 그 권리를 갖는 자(즉, 권리주체)의 의사에 따라 행사될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주권 역시 국민의 의사에 따라 행사될 수 있어야 한다. 문제는 '국민'은 한 사람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그 의사가 한가지 내용이 아니라는 점이다. 각 국민은 상호 충돌하는 의사의 내용도 심심치 않게 가질 수 있다. 그리고 실제로 모든 국민이 국가 통치 시스템에 대해 하나로 통일된 의사 내용을 가지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18세기 이래의 헌법 이론은 여기서 요상한 관념적 조작을 하기 시작한다. 그 결과로 나찌옹(nation) 주권론과 뾔쁠(peuple) 주권론, 형식적 주권론, 실질적 주권론 등이 등장했다. 내가 보기에 이 모든 이론들은 결국 '국민'이라는 수 많은 사람들의 집단을, 관념적 조작을 통해 '하나의 의사를 갖는 실재'로 만들어 보려는 노력이었다. 그렇게 해야 자신들이 하고 싶었던 그 다음의 통치 시스템에 대한 논의가 전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부터는 귀찮아 져서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을 간추린다.) 그러나 내 생각은 이렇게 논리를 구성하지 말고, 실제에 부합하게 논리를 구성했어야 한다고 본다. 민법의 법리를 빌려오면 된다. 하나의 권리를 수많은 사람들이 보유하고 있을 때 보통 법은 어떻게 법리를 구성하는가? 그렇다. 준공동소유다. 주권도 수많은 국민들이 그것을 준공동소유하고 있다고 보면 실제에 부합하면서도, 주권자인 나의 의사가 왜 국가 통치 시스템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지에 대한 현실적이면서도 감정을 납득시킬 수 있는 설명을 제공할 수 있다.

그런데 국민 1명이 '1/국민 전체의 수' 만큼의 힘을 갖는 주권을 보유하고 있어봐야 그것은 별로 쓸모가 없다. 실증 연구가 필요한 부분은 대한민국의 경우, 국민 '몇 명'이 모여야 자신들이 갖는 권리인 주권을 한번 휘둘러 볼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그렇다면 서두에서 시작한 질문에 대한 답을 내려보자 어떤 국민 한명이 대통령을 하야시킬 수 없는 것은 ① 헌법상 대통령의 직위가 보장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② 1/국민 전체수 만큼의 힘을 갖는 주권의 힘은 매우 미약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헌법이 대통령의 직위를 보장하지 않고 있다 하더라도 우리는 ②의 이유 때문에 대통령을 하야시킬 수 없는 것이다. (헌법이 왜 대통령의 직위를 보장하고 있는지에 대한 얘기는 이 글에서 하지 않겠다.)

 (이하는 그냥 끄적인 것이다.) 한편 이 글에서는 왜 국민 1명이 대통령을 하야시킬 수 없는지에 대한, 논리적, 법리적, 이론적인 설명만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현실적인 설명은 다를 것이다. 역사적으로 봐도 언제나 힘있고 돈있는 사람은 정치인이 된다. 그리고 우리나라에 있는 모든 정치인 중 가장 힘이 센 것은 대통령이다. 그러니 힘 없는 일개 국민이 대통령을 하야시킨다는 것은 원래 불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 일정수가 힘을 합치면 대통령을 하야시키는 것도 가능해지는데, 역시 실증연구가 필요한 지점은 그 '일정수'가 대한민국의 경우 어느 정도 인가 하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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