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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론(理氣論) 본문
성리학 이론에 따르면, 우주의 삼라만상은 모두 형이상(形而上)의 리(理)와 형이하(形而下)의 기(氣)의 결합으로 구성되어 있다. 리(理)는 인간을 포함하는 우주만물에 각각 근원적으로 내재할 뿐만 아니라 그것은 우주만물을 초월한 궁극적 근원인 동시에 음양오행의 기(氣)를 기(氣)이게 하는 까닭으로 리(理)이기도 하다. 즉 성리학에서 리(理)는 초월성과 내재성의 양면을 가진 것이다.
… 만물은 이 동일한 리(理)를 근원으로 한다는 의미에서는 평등하지만 기(氣)의 결합이나 작용 여하에 따라서 차별성을 이룬다. … 성리학에서 리(理)는 인성을 이루는 근원이요, 기(氣)는 인간의 형체를 이루는 근원이기도 하다. 인간에 고유하여 인간다운 소이(所以)를 이루는 리(理), 즉 성(性)은 본래 인(仁), 의(義), 예(禮), 지(智)로 대표되는 본연지성(本然之性)을 뜻하는 것이다. 그런데 인간은 또한 기(氣)를 타고 났으므로 그 기(氣)의 작용에 따라서 본연의 성(性)이 흐려져 정욕(情慾)이나 악을 좇아 행하기도 하는데, 이것을 기질지성(氣質之性)이라 한다.
… 나아가 성리학에서 리(理)는 사물의 물리, 즉 자연법칙인 동시에 인간의 도리, 즉 도덕규범이기도 하다. 즉 리(理) 속에는 사회적 인간질서인 당위(Sollen)의 법칙과 우주적 자연질서인 존재(Sein)의 법칙이 무매개적(無媒介的)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이처럼 우주자연의 법칙과 인간의 도덕적 규범이 리(理) 안에 합일되어 있다는 것을 천입합일(天人合一)이라고 한다.
… 여기에서 사회적 존재로서 인간의 기본적 과제인 존재의의가 자명해진다. 그것은 바로 인간의 기질지성을 변화시켜 온전한 본연지성을 되찾아 발휘하는 일, 인욕(人慾)을 제거하여 천리(天理) 그 자체에로 되돌아가는 일이다. 기의 본연지성을 주관적으로 성찰하는 거경(居敬)의 방법과 인간 및 자연 본유(本有)의 리(理)를 객관적으로 탐구 · 체득하는 궁리(窮理)의 두 길을 정진해야 한다. … 리(理)를 본유함에 따라 자율성과 주체성을 행사할 수 있는 인간의 기(氣)의 작용으로 성(聖) · 우(愚)나 현(賢) · 불초(不肖) 같은 현실적 차이가 존재하는데, 이러한 차이는 인간의 내면적 차별상만이 아니라 사회적 여건 즉, 인간 외적 규정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게 된다. 전통사회에서 지배와 피지배, 잡다한 신분계층 등은 이러한 인간 외적 규정성에 의하여 설명되는데, 이것이 성리학의 이일분수설(理一分殊說) 혹은 명분론(名分論)이다.
… 명분론은 꼭 성리학에서만 연유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성리학의 큰 특징의 하나는 이 명분론을 리(理)안에서 설명함으로써 그것으로 일관된 거대한 통일적 인생관과 세계관을 구성한다는 데에 있다. 즉 군신(君臣), 부자(父子), 부부(夫婦), 주노(主奴), 군자(君子)와 소인(小人)(士와 農工商), 그리고 화이(華夷)의 관계와 같은 전통사회의 현실적 인간질서는 모두가 자신의 사회적 분수, 즉 명분에 따라서 상명하복(上命下服)의 관계 속에서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종고,『韓國法思想史』]
성리학의 계급적 인간관은 덕(德)과 현(賢)을 기초로 하는 것이며, 덕과 현의 후천적 변화에 따라 상하이동도 할 수 있는 계급관이었다. [이동희, 『객관식 법철학』, p.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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